만성콩팥병 환자의 올바른 식이요법

신장내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만성신부전환자의 식이이야기

[청년의사 신문 청년의사]

만성콩팥병 환자의 식이요법은 환자의 상태나 동반 질환의 여부에 따라 달라지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식사 중 단백질, 나트륨, 칼륨, 인의 섭취를 줄이고, 당질과 지방은 충분히 섭취해 적정한 열량을 공급하는 것이다. 

만성콩팥병 환자가 식이요법을 충실히 실시하는 경우 향후 투석을 시작하게 되는 시기를 늦출 수 있다. 

그리고 질소성 노폐물에 의한 요독증과 부종, 고혈압, 전해질 이상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좋은 영양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올바른 식이요법을 영양소 별로 간단히 살펴본다.

단백질: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질소성 노폐물을 축적시켜 식욕부진, 메스꺼움 등의 요독증을 유발한다. 

또한, 단백질은 콩팥에 더 많은 부담을 주어 콩팥 기능을 빨리 악화시키므로 단백질 섭취를 0.6~0.8g/kg 이하로 제한한다. 

필요에 따라서 콩팥병 환자에서 단백질을 하루 0.6g/kg까지는 제한하는 경우 충분한 열량을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의 섭취량뿐만 아니라 섭취하는 단백질의 질에도 신경 써야 하는데,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함유된 완전단백질이자 생물가가 높은 단백질인 육류, 생선, 계란 등의 동물성 단백질로 필요량의 50% 이상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밥, 밀가루, 간장 등의 식품에도 식물성 단백질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식물성 단백질의 경우에는 생물가가 낮아 상대적으로 질소성 노폐물을 배설함으로써 신장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따라서, 저단백 밥을 이용해 생물가가 높은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 비중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열량: 열량이 불충분할 경우 식사로 섭취한 단백질이나 체단백이 열량원으로 사용돼 체중이 감소하며, 이로 인해 근력이 악화되고 질소성 노폐물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열량을 30~35kcal/kg 정도 충분히 섭취한다. 

사탕, 잼 등의 단순당질처럼 열량을 내는 식품을 각 체격에 따라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단, 만성콩팥병 환자 중 당뇨신부전으로 기인하는 경우가 많으니 식물성 기름이나 불포화 지방산으로 구성된 열량 보충 식품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트륨: 만성콩팥병 환자가 혈압과 부종을 조절해야 하는 경우 하루 염분 섭취량을 5g(나트륨으로서 2g) 이하로 줄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염분 섭취량은 12g이나 된다. 

밥과 함께 국이나 찌개를 먹고 김치 등의 염장식품을 곁들이는 식생활이 주 원인인데, 이에 길들여진 입맛은 저염식을 맛이 없다고 느끼게 한다. 

따라서 염분 섭취량을 줄이면서도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저염 식재료와 저염 조리 방법에 대해 자세히 교육할 필요가 있다. 

고혈압과 부종을 방지하기 위해 소금 섭취를 하루 5g(나트륨 2,000mg, 한국인의 염분섭취량의 1/2) 이하로 제한한다. 

김치 등의 염장 식품, 가공식품, 인스턴트 식품을 피하고, 음식을 조리할 때에도 소금을 적게 넣도록 한다. 

식초, 레몬즙, 겨자, 와사비, 고춧가루 등 소금이 적은 양념류를 사용해 조리하면 도움이 된다. 

또한 제품의 영양 성분표에 표시된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고 양념은 제대로 계량해 사용한다.

칼륨: 고칼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 과잉의 칼륨 섭취를 제한한다. 

고칼륨혈증으로 근육 무력감, 부정맥, 심할 경우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칼륨은 여러 가지 음식에 들어있지만 야채와 과일에 특히 많다. 칼륨 함량이 낮은 야채와 과일 종류를 선택하고, 칼륨을 제거하는 조리법을 이용한다. 

칼륨은 수용성이므로 식품을 채 썰거나 잘게 토막 내어 충분한 양의 물에 2시간 이상 담가두었다가 조리하고, 데칠 때에는 재료의 5배 정도 되는 충분한 양의 물을 사용하면 칼륨을 상당히 제거할 수 있다. 

시중의 일반 저염 간장에는 나트륨을 칼륨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영양성분을 잘 보고 사용해야 한다.

인: 고인산혈증은 가려움증, 관절통, 부종, 골이양증의 원인이 되므로, 유제품, 옥수수, 현미, 잡곡류, 견과류 등 인이 다량 함유된 식품의 섭취를 줄인다. 

특히 인은 고기, 계란 등 단백질 급원 식품에 많이 들어 있어 단백질 식품을 먹을 때 불가피하게 섭취하게 되므로, 단백질 식품을 허용량만 먹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 시 장 내에서 인과 결합해 흡수를 줄이는 인 결합제를 복용하도록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식이요법에 따른 식사가 지금까지의 식습관에 따라 형성된 입맛에 맞지 않더라도 식이요법을 평생 지속해야 하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투병 생활의 커다란 고충이 된다. 

환자가 식이요법을 즐겁게 지속할 수 있도록 의료진/영양사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