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식이요법의 중요성

신장내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만성신부전환자의 식이이야기

[청년의사 신문 청년의사]

부천순천향대학병원 신장내과
김진국 교수

2008년 대한신장학회의 조사 결과, 놀랍게도 국내 대도시에 거주하는 성인의 13.8%가 만성콩팥병 환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만성콩팥병은 3개월 이상 콩팥 손상의 증거가 있거나 사구체여과율(GFR)이 60mL/min/1.73m2 미만인 경우로 정의하며, GFR을 기준으로 1~5단계로 분류된다. 초기 단계인 1~2단계에서는 적절히 치료하고 관리하면 콩팥 기능을 비교적 잘 유지할 수 있지만, 3단계 이상인 경우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더라도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는GFR이 15mL/min/1.73m2 이하로 낮아지는 5단계인 말기신부전에 이르기 직전까지도 신기능 장애에 의한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흔하며, 식욕저하나 호흡곤란 등의 요독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에는 이미 콩팥 기능이 거의 상실되어 투석 등의 신대체 요법이 불가피하게 된다. 그러나 투석은 원래의 콩팥 기능의 일부만을 대신할 뿐 최상의 치료법이 아닐뿐더러, 환자와 가족, 사회에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을 초래한다.

따라서 만성콩팥병의 치료 목표는 콩팥 기능이 저하되는 속도를 최대한 늦추어 환자가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즉 투석이나 이식을 받아야 하는 시점을 최대한 지연시켜 주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원인 질환 및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고려하여 약물요법 등의 치료 전략이 수립되는데, 식이요법 또한 치료 전략의 일부에 포함될 만큼 중요하다.

만성콩팥병 식이요법은 신기능을 저하시키는 요인을 최대한 감소시킨 식사를 함으로써 수분과 전해질의 불균형, 노폐물의 혈중농도 상승, 부종, 고혈압, 요독증 등 만성콩팥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을 감소시키고 신기능의 저하를 방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실제로 만성콩팥병 환자가 의사와 전문 영양사의 지시에 따라 식이요법을 충실히 유지하면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되어 투석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을 늦출 수 있다. 이처럼 만성콩팥병 식이요법은 만성콩팥병의 치료와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만성콩팥병 환자는 염분 배설 능력이 떨어져 부종이 생기고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에 염분 섭취를 제한하며, 단백질을 다량 섭취할 경우 요독증상이 심해지므로 단백질 섭취 또한 제한한다. 부종이 심한 경우 수분의 섭취도 제한하며, 신기능이 악화되어 진행된 단계에서는 칼륨과 인의 섭취도 제한한다. 앞으로 본 칼럼을 통해 만성콩팥병 환자의 올바른 식이요법과 주의사항에 대해 여러 모로 살펴보고자 하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